“요즘 왜 이리 손끝이 저리지? 설거지하다가 그릇을 자꾸 놓쳐.”
이 말, 사실 저도 지난달에 자주 했던 말이에요. 하루 종일 컴퓨터를 쓰다 보니 그런가 싶었고, 날씨 때문인가 싶기도 했어요. 하지만 어느 날은 밤에 손이 너무 저려서 잠에서 깼고, 결국 병원에 다녀오게 되었죠.
진료실에서 의사 선생님이 하신 말이 아직도 생생해요. “이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말초신경병증일 수도 있어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지만, 이야기를 들을수록 제 증상과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말초신경병증이란?
우리 몸은 신경망을 통해 뇌와 팔다리가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이 ‘신호 전달선’에 해당하는 말초신경이 손상되면, 감각 이상이나 운동 장애가 생기게 돼요. 이걸 말초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이라고 부릅니다.
대개 손이나 발끝에서 저림, 타는 듯한 통증, 감각 둔화 같은 증상이 나타나죠. 심한 경우 물건을 자주 놓치거나 계단을 오를 때 발에 힘이 안 들어가는 일도 생깁니다.
주요 증상, 어떻게 나타날까?
- 손끝이나 발끝이 자주 저리다
- 밤에 자다가 통증이나 저림으로 깬다
- 가끔 한쪽 팔이나 다리만 유난히 저린다
- 감각이 둔하거나, 피부가 ‘덜 민감한’ 느낌이 든다
- 특별한 이유 없이 손에 힘이 잘 안 들어간다
저는 특히 밤에 증상이 심해서 불면에 시달리기도 했고, 설거지할 때 그릇을 한두 번 떨어뜨리고 나서야 심상치 않다고 느꼈어요.
말초신경병증의 주요 원인
- 당뇨병: 고혈당은 신경 손상을 유발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
- 비타민 B12 결핍: 특히 중장년층에게 매우 중요
- 만성 음주: 장기 음주는 신경 기능을 저하시킵니다
- 약물 부작용: 항암제, 항생제 등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 노화: 신경 세포가 서서히 퇴화되며 나타나는 자연 현상
저의 경우는 혈액검사 결과 비타민 B12 수치가 많이 낮은 상태였고, 평소에도 불규칙한 식사와 과로가 겹쳐져 있던 상황이었어요.
병원에서 받는 검사
병원에서는 증상 설명 후 보통 아래 검사를 진행했어요:
- 신경전도검사(NCV): 신경이 얼마나 잘 신호를 전달하는지 측정
- 근전도검사(EMG): 근육에 전기 자극을 주어 반응을 확인
- 혈액검사: 당뇨, 갑상선, 비타민 결핍 등 전반적 원인 파악
저도 신경전도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초기 단계라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호전 가능하다고 하셨어요.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관리법
- 비타민 B 복합제 꾸준히 복용하기
- 매일 손목 돌리기, 발끝 들기 등 간단한 스트레칭
- 무리한 사용 피하기: 설거지, 장시간 컴퓨터 사용 등은 중간중간 휴식
- 당뇨 관리: 혈당 조절은 신경보호의 기본입니다
- 음주, 흡연 줄이기
저는 이후로 매일 자기 전 손가락 스트레칭을 하고, 하루 1알 비타민B 콤플렉스를 챙겨 먹고 있어요. 무엇보다, “그냥 지나치지 않기”가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마무리: ‘피곤해서 그래’ 라고 넘기지 마세요
말초신경병증은 초기에 조치를 하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만성 통증, 감각 마비 등으로 삶의 질이 급격히 낮아질 수 있어요. 특히 당뇨병이나 50대 이상이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저처럼 “별 거 아니겠지”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자꾸 반복되는 저림이 있다면 꼭 한 번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해드려요.
작은 이상은 몸의 경고일 수 있습니다. 오늘 밤, 손끝을 움직여보세요. 무심코 넘긴 감각이 나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어요.